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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방역에서 신림선으로 갈아탈 때 나는 나만의 작은 축제를 즐긴다. 빠른 환승 열차 칸 7-3 문 앞에 서서 문이 열리기를 기다린다. 선두를 놓칠세라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열차 창문 너머로 에스컬레이터가 서서히 눈 안에 들어오고 문이 열린다. 냉큼 뛰쳐나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 앞에 아무도 없다는 것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가스 살포. 신림선으로 갈아타는 모든 사람들은 자동세차장 들어가듯 온몸을 김정현의 똥방귀로 흠뻑 적신다. 

냄새란 결국 본체에서 떨어져 나온 아주 작은 조각들이고, 그것이 공기 중에서 날아다니다 코를 통해 사람의 몸으로 입장하면 우리는 그걸 ‘냄새를 맡았다’고 한다. 조각들은 작더라도 본체는 본체다. 방귀는 결국 작은 똥이고, 우리는 방귀를 통해 똥을 마신다. 김정현의 살포로 1호선 사람들은 본체의 조각을 맛본다. 상사에게 치이고 손님의 진상에 지친 직장인들을 위한 정현이의 작은 선물이랄까? 나의 따뜻한 똥조각이 그들의 영혼에 한 줌의 위로가 되기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