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처음으로 일본 현지에서 라멘을 먹었다. 지성이가 엄청 짜다고 경고했는데 잊고 있다가 번뜩 떠올랐다. 교토 라멘집에서 첫입 먹고 찌릿! 했다.
뭐랄까 첫인상은 소금빵과 소금초콜릿의 소금을 보는 듯했다. 소금이 간을 맞추는, 음식의 보조 조연으로서의 역활이 아니라 주연 같았다. 소금이 ’자, 나 여기 있오‘ 라며 자신을 뽐낸다. 하지만 일본 라멘의 소금은 먹다 보니 그 태도가 소금빵과 소금초콜릿과는 달랐다. ‘여기 좀 봐죠~’ 라며 귀엽게 관심을 끄는, 유혹 혹은 권유의 느낌이 아니라 싸대기 때리는 느낌이었다. 그냥 인정사정없이 막 싸다구 때린다. 다음과 같은 상황이 연출되었다.
”얏호! 드디어 본토 라멘 먹어본당 히히“
“한-입”
“읍읍 뭐야 이거 왤케 짜? 이거 누가 만들었어! 음식이 이렇게 짜도 되는 거야? 사장 나ㅇ…”
“찰-싹”.
“뭐야 당신..?! 이거 당신이 만들었어? 누구 먹으라고 이따구로 만ㄷ..”
“찰-싹”
“이.. 이게 뭐하는 거야..!! 손님한테 이런 식으로 대해도 되는ㄱ..”
“차알-싹”
“그만!! 당신 내가 고소할 거야! 이러고도 무사할 것 같ㅇ..”
“철-썩”
“사.. 사람 살려!! 사람 죽는ㄷ..”
“찰-싹, 찰싹.”
“으아아아ㅏ앋ㄱ”
“ㅊㅊㅊㅊㅊ차알-싹”
소금한테 쉴 새 없이 싸다구 맞았다. 그만 맞고 싶었는데 낸 돈도 있고 기대한 시간이 아까워 끝까지 버텼다. 집에 도착해 붉어진 볼을 손바닥으로 감싸며 씩씩대었다. 다시는 라멘을 먹지 않을 것이라 다짐했다. 하지만 이게 웬일! 거울 속에는 맞지도 않은 귀가 발그래져 있었다. 순간 나는 소리쳤다.
“아니야! 부끄러워서 빨개진 거 아니야! 화나서 빨개진 거야!“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것이 거짓말이었다는 걸로 밝혀졌다. 자꾸만 싸다구가 생각났다. 그럴 때마다 얼굴이 붉어지고 딱딱해졌다. 결국 나는 👉👈를 하고 다리를 배배 꼬며 가게 안 라멘 그릇을 그윽하게 쳐다보았다. 또 소금에게 양 뺨따구를 내어줄 생각에 촉촉해졌다.
결론은 일본 라멘 존나 짠데 나중에 생각나고 결국 아나스타샤 스틸급으로 즐기는 자가 됨.